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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머니위크]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인터뷰]
11월초 서울 여의도 소재 미래에셋그룹본사 8층. 30㎡(10평) 규모의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집무실에서 구재상 대표가 상념에 빠져 있다. 미래에셋이 최근 글로벌 투자를 기치로 출시한 '인사이트펀드'에 불과 보름만에 3조원 이상의 거액이 몰리자 향후 운용방안을 놓고 깊은 사색에 잠긴 것.
여비서의 노크소리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운용전략에 골몰하던 구 대표는 인기척에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구 대표는 대뜸 "인사이트펀드에 거액을 넣은 투자자들의 신뢰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며 "고객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서 재산증식으로 보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치 "인사이트 펀드의 운용전략이 뭐냐"는 질문을 예상한듯 말이다.
지난 10월하순 출시된 인사이트 펀드는 11월7일현재 3조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최단기간에 최대규모가 몰리는 등 인사이트 펀드는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 "인사이트 펀드로 글로벌 자산운용사 변신"
구 대표는 "3조원이 몰렸지만 중국 인도 러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 우량기업에 투자하려면 거액이라고 할 수 없다"며 "최근 상장된 페트로차이나의 시가총액만 798조가 되는 등 인사이트펀드의 규모는앞으로 더욱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글로벌펀드'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구 대표는 또한 "인사이트펀드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운용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년간 국내외에서 검증된 운용능력과 홍콩 싱가포르 인도 런던 등 글로벌 운용네트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인사이트펀드로 거액이 몰린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사이트 펀드의 향후 운용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기자에게도 가입을 권유할 정도로 운용성과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다.
"이 펀드는 알려진 시장의 경우 이미 많이 올라 투자에 부담을 느낀 국내투자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설정됐다. 중국 뿐만 아니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동유럽 등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고성장 국가와 지역에 투자할 예정이다. 유럽 등 선진국 위주가 아니라 새롭게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지역에 분산 투자한다. 인사이트펀드로 신흥시장 기업에 장기 투자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은 향후 수년간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구 대표는 인사이트펀드에서 재차 확인된 미래에셋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미래에셋의 시장점유율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높지 않다는 게 구 대표의 설명이다. 11월7일현재 수탁액 기준으로 미래에셋의 시장점유율은 13%이다. 반면 일본과 미국의 선두주자는 각각 23%와 1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구 대표는 "국내 자산운용업은 파이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단계고 이로 인해 국내자산운용업계도 덩달아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것"이라며 "인사이트펀드 등을 해외시장에서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미래에셋의 덩치를 현재보다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근 2년간 해외에서 10조원이상 벌어들였다"
한편 구 대표는 "최근 2년간 해외펀드 고객들에게 10조원 이상을 벌어준 사실에 자산운용사 대표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올들어 11월5일까지 국내와 해외펀드 가입자들의 재산을 20조원이상 늘려줬다. 특히 미래에셋의 해외펀드는 올들어 7조5000억원 이상 순자산가치가 증가했다. 지난해 2조5000원을 합칠경우 미래에셋이 최근 2년간 해외에서 유가증권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자본이득+배당금)은 10조원이 넘는다.
구 대표는 향후 미래에셋의 해외투자수익 더욱 더 많아질 것이라고 자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무엇보다 해외운용자산 규모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3조원 규모의 인사이트 펀드 설정 등 해외펀드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미래에셋의 운용능력에 대한 확신이다. 그는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지에서도 '미래가 산 종목을 연구'하는 붐이 일고 있다"며 "미래에셋의 운용인력은 외국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구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이 국내금융기관중 인력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부각시켜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특히 그는 "업계 최고수준의 미래에셋 펀드매니저의 급여는 고객자산 증식 기여도와 철저히 연계돼 있어 운용능력에 자신있는 우수인력들이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런던 싱가포르 홍콩 등 글로벌 운용네트워크에서 근무하는 현지인력도 업계 최고"라며 "미래에셋이 해외에서도 좋은 운용성과를 보이는 것은 과감한 인력투자의 성과"라고 자평했다.
미래에셋의 펀드매니저는 기본급과 펀드운용 기여도에 따른 성과급으로 구성돼 있다. 펀드기여도는 운용규모와 수익률, 회사공헌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해서 결정된다. 구 대표는 "우리회사의 펀드수익률이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해 왔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의 성과급도 업계 최고"라고 밝혔다.
◆ "가치는 기본, 성장성에 더 주목"
구 대표의 머릿속은 이미 2008년도 운용전략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 9월부터 2008년도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구 대표의 내년도 전략의 핵심은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동유럽 등 신흥시장이 공장과 도로를 건설하고 이들 지역주민들이 높아진 경제소득으로 소비지출을 늘릴때 수혜를 받는 국내외 업체를 내년에도 여전히 좋게 보고 있다.
사실 인프라주에 대한 우호적 시각은 3년전부터 형성됐다. 최근 3년래 가장 성공적인 종목투자를 묻는 질문에 구 대표는 철강 기계 전선 등 인프라주와 조선주를 꼽았다.
"3년전에 현대중공업을 2만5000원대부터 매집했다. 시장에서도 냉소를 보냈고 회사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한단계 운용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성장하는 국가와 기업들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월가 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브릭스 동유럽 등 신흥시장의 내재적 발전전략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오랜 연구끝에 신흥시장 성장과 관련된 인프라주들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올해 성공했고 내년에도 이같은 견해는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
인프라주 예찬론과 달리 구 대표는 시장에서 '가치주'라 부르는 종목들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내재가치 대비 현주가가 싸다는 것만으로는 매수하기 여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저평가'인식이 확산된 은행주를 예로 들며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은행주들이 내재가치에 비해 싼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를 놓고 본다면 한국은행주들만 싸게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씨티은행을 비롯한 전세계 은행들의 시가총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은행업에 대한 투자환경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때까지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 "신흥시장펀드에 장기분산투자 바람직"
구 대표는 <머니위크>독자를 위해 내년도 유망펀드를 추천해 달라는 주문에 "자산운용사 대표로서 특정 펀드를 추천하기 곤란하다"고 몇번을 사양하다가 결국 "중국 인도 동유럽 등 향후 높은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장기분산투자"하라는 다소 원칙론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즉 중국펀드와 인도펀드 동유럽펀드와 이번에 설정된 인사이트펀드 등에 장기분산투자하라고 권했다. 국내펀드로는 미래에셋의 간판인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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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암기자 pya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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