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그룹 "쿱(Koop)" 음악도 패션 아이템이다. 패셔니스트들은 자신의 얼굴이나 다름 없는 휴대폰 컬러링과 미니 홈페이지 배경음악으로 아무 노래나 깔지 않는다. 보다 감각적이고 모던한 선율, 이른바 '스타일리시 팝'을 찾는다. 세련되고 분위기 있는 음악 스타일로 품격 높은 문화를 선호하는 20~30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을 완성시키는 향수처럼 소비되는 스타일리시 팝의 선두 주자로는 스웨덴 그룹 '쿱(Koop)', 일본 듀오 '패리스 매치', 한국의 원맨 밴드 '허밍 어반 스테레오' 등이 대표적이다.

격렬하고 자극적인 10대들의 음악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선율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이들의 디자인 감각도 매력적이다. 음반 재킷이나 옷차림에서 패션 리더의 면모를 물씬 풍긴다.

김진학 음악칼럼니스트는 "패션 리더로서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찾는 음악이 바로 스타일리시 팝"이라며 "보이지 않는 음악이 패션을 완성시키는 명품 액세서리로 소비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북유럽 음악의 상징으로 통하는 쿱은 로맨틱한 선율로 전 세계 음악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달착지근하지도 않다. 적당하고 점잖은 농도로 자연스러운 선율을 들려준다.

음반 '쿱 아일랜즈'와 '왈츠 포 쿱' 수록곡들은 한결같이 현대적이면서도 이지적이다. 그래서인지 명품 매장과 고급 커피전문점 등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결성 14년째를 맞는 쿱의 멤버는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오스카 시몬슨과 작곡자 매그너스 진마크. 1960년대 재즈와 스웨덴 특유의 리듬을 결합한 '웰 메이드' 음악을 창조해왔다. 한 차원 높은 선율을 위해 더블베이스와 플루트,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본, 퍼커션, 마림바, 비브라폰, 만돌린 등 다양한 악기를 절묘하게 배합시키는 것도 특징이다.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이지린 씨는 미니멀리즘(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의 극치이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확고한 예술세계를 갖고 있는 그는 음악과 가사, 앨범 스타일까지 직접 만든다. 지난해 발표된 3집 앨범 'baby love'는 부드럽고 잔잔한 선율로 음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봄과 가장 어울리는 파스텔톤의 음악으로 유명한 패리스 매치는 일본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듀오. 매혹적인 음색의 미즈노 마리와 작곡가 겸 프로듀서 스기야마 요스케로 구성됐다.

2000년 데뷔 이후 재즈와 보사노바, 블루아이드 소울, 펑크 등 다양한 장르를 융화시킨 탄탄한 선율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미즈노 마리의 속삭이는 듯한 '실키 보이스(silky voice)'가 감미롭다.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요염한 목소리로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2004년 싸이월드 배경음악과 블로그를 통해 소개되면서 국내팬들이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내한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참가했으며 조만간 단독 콘서트를 연다. 4월 4일 오후 7시 청담동 클럽 디 앤서. (02)3453-8406

■ <용 어>

스타일리시 팝 : 재즈와 소울, 보사노바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독창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을 주는 음악.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선율 덕분에 패션계와 예술계에서 환영받고 있다. 음악을 듣는 사람과 음악이 흐르는 공간의 품격을 끌어올려주며 멋진 카페나 명품 매장, 파리 거리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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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enes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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