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은 다소 들뜬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하늘색 당 점퍼를 맞춰입은 당선인들은 악수를 나누며 서로 ‘생환’을 축하했다.

강재섭 대표는 인삿말에서 “153석이란 (의석)숫자를 모두 잘 새기고, 겸손해야지 오만해선 안된다”고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에 빗대 “보잉 747기가 이륙할 때 쓰는 암호가 153이라는데 절묘한 인연”이라고 말했다.

당선자들의 소감 발표 땐 지역별 성적표가 회자됐다. 특히 친박연대나 무소속 바람에 고전한 영남권과 강원 지역 당선자들은 “부산지역에서 반만 오게 돼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안경률·부산 해운대구 기장), “대체로 망했다”(이계진·강원 원주)며 아쉬움을 쏟아냈다.

일부 당선자들은 튀는 각오와 소감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막차를 탄 이정현 비례 22번 당선자는 “제가 없었다면 747기도 암호가 틀려 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호남 출신으로 일관되게 한우물을 판 만큼 호남의 정치 경쟁력을 회복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5선의 김형오 당선자(부산 영도)는 “지역구가 섬이라 그런지 힘들게 선거를 치르고 있다. 선거 때마다 용궁에 갔다온다”고 힘겨움을 털어놨다.

비례대표 공천과정이 의문인 김소남 당선자는 “존경하는 안상수 원내대표께서 쳐다보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께 박수 한번 쳐달라”는 돌출 발언으로 눈총을 샀다. 임두성 비례대표 당선자도 “제가 국회의원이 돼 세계가 깜짝 놀라게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진성호 당선자(서울 중랑을)도 “여론조사가 7~14% 가량 뒤졌지만 성격이 낙천적이라 잠도 푹자고 지하철역 방문도 하지 않았다”고 뽐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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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enes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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