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난달 보령서 발견 화제만발

ㆍ사실은 새음반 티저광고

서태지의 장난기는 스케일이 달랐다. 과연 서태지다운 발상이었으며, 그 규모 역시 상상을 초월했다.

지난 6월 한 무인항공촬영 전문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른바 ‘미스터리 서클’(mystery circle)이 서태지의 미스터리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임이 밝혀졌다.

지난 6월11일 충남 보령시 천북면 신죽1리에서 발견된 지름 200m에 이르는 거대 미스터리 서클과 서태지와의 연관성은 서태지 스스로가 3일 서태지닷컴을 통해 티저 포스터 2편을 공개하면서 확인됐다. 이 티저 포스터에는 각각 보령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서클과 같은 문양에 ‘두 유 시 더 라이’(Do you see the lie?·거짓을 보고 있는가?), ‘두 유 시 더 트루스’(Do you see the truth?)라는 문구가 박혀 있었다.

서태지컴퍼니도 둘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하면서 “새 음반 컨셉트, 그리고 서태지의 메시지와 유관한 일”이라고 전했다.

미스터리 서클을 둘러싼 일대 혼란은 블로그를 통해 외부로 처음 알려졌다. 무인항공촬영 전문가 김병헌씨는 작업을 위해 보령 상공을 지나던 도중 우연히 지름 200m짜리의 거대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하고 해당 동영상과 사진을 블로그에 곧바로 게재했다. 이후 국내 미스터리 및 UFO 마니아들이 크게 몰려들고, 경찰과 취재진들이 이를 둘러싼 논란에 가세했다. 일부 미스터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발견된 미스터리 서클”이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분위기도 이어졌다. 급기야 블로그에 사진을 게재한 김씨는 “영상은 언제든 제공할 수 있으나 전화문의는 삼가달라”면서 “엄청난 양의 문의들이 폭주하여 모든 업무가 마비되어 매우 힘든 상태”라며 괴로움을 호소하는 일도 있었다.

서태지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3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에 뜬 UFO 동영상과 해당 미스터리 서클 사진을 지속적으로 내보낸 후 곧바로 직접 나서면서 ‘태어나기 이전의 소리를 기억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글에는 자신의 신보에 대한 컨셉트와 일련의 일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누구에게나 시작, 그 이전의 역사가 있으며 그것은 오직 소리로만 기록된다. 작은 우주 안에서 들렸던 울림, 그것은 바로 너를 잉태하는 노랫소리였다. 가장 아름다운 태초의 소리에 나의 소리를 살짝 얹어본다. 이것은 앞으로 살아가게 될 100년도 되지 못할 시간과 무한대 우주와의 작별을 의미한다. 태초의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면 나와 같은 프리퀀시의 너, 그리고 우리의 여덟 번째 소리가 잉태될 것이다. 당신은 생존과 몰락의 키를 쥐고 있다. 당신은 거짓과 진실이 보이는가.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서태지는 이에 앞서 지난달 흉가 동영상으로 한차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에도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서태지의 장난스러운 프로모션과 관련된 일로 결론났다.

한편 서태지는 스포츠칸의 보도(지난 6월17일자)에서처럼 ‘싱글-싱글-정규앨범 출시’ 스케줄을 확정했다. 서태지컴퍼니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7월29일 첫 싱글을 대외로 공개하고 이후 싱글 한장을 더 낸 후 정규앨범을 발표한다”고 밝히면서 앨범 출시 일정의 다양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강수진기자 kanti@kyunghyang.com>


서태지의 티저 포스터(오른쪽)와 충남 보령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았던 미스터리 서클. 출처 | 서태지닷컴·무인항공촬영 전문가인 김병헌씨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98papa).

Posted by genes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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